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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조각공원 관련 사진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는 북유럽 특유의 차분한 미감과 자연 중심의 감성이 살아 있는 예술 도시입니다. 피오르드와 숲, 바람과 바다를 배경으로 조각과 설치미술, 감각적인 디자인이 일상에 녹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피오르드조각’, ‘공공설치미술’, ‘미니멀디자인숍’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오슬로의 절제된 감성과 예술성을 담은 여행을 소개합니다.

오슬로 예술 기행, 자연과 예술의 경계, 피오르드 조각

오슬로의 예술은 도시의 가장 자연스러운 지형인 ‘피오르드’와 함께합니다. 오슬로 피오르드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와 해변 공원에는 수많은 조각 작품이 자연 속에 스며들 듯 설치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공간은 ‘에케베르크 조각 공원(Ekebergparken Sculpture Park)’입니다. 이곳은 숲과 바다가 맞닿은 언덕 위에 위치해 있으며, 루이즈 부르주아, 제임스 터렐, 다미엔 허스트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조각이 자연 배경과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 작품 사이로 새소리와 바람, 햇빛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감상자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Tjuvholmen’ 지역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곳은 현대미술관 ‘아스트루프 퍼른리(Astrup Fearnley Museum)’가 위치한 피오르드 해안 지구로, 미술관 주변 산책로에는 다양한 현대 조각과 설치 작품이 물가를 따라 이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조각 공간들은 ‘전시실’이 아닌 ‘풍경의 일부’로 존재하며, 오슬로가 지향하는 예술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예술이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연에 조심스럽게 머무는 형태로 표현된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일상 속으로 녹아든 공공 설치미술

오슬로는 북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공공예술 중심 도시입니다. 미술관 밖에서도 시민들이 쉽게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도심 곳곳에 다양한 설치미술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바르코덴 지구(Barcode Project)’는 현대적 건축과 공공설치가 조화를 이루는 대표 지역으로, 고층 빌딩 사이사이에 추상적 구조물, 디지털 미디어 설치물, 조명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오페라 하우스(Oslo Opera House)’ 주변도 주목할 만합니다. 바닷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대형 구조물 ‘She Lies’는 모니카 본비치 작가의 작품으로, 바람과 파도에 따라 방향을 달리하는 수동적 조각입니다. 이는 자연과 기술, 조형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공공예술의 좋은 예입니다. 오슬로 시청 광장과 도서관 앞, 학교 담장과 지하철역 출입구 등에서도 다양한 조형물이 시민의 동선 안에 존재하며, 그 자체로 도시의 예술성이 생활 속에서 체화되도록 유도합니다. 이러한 공공 설치미술은 관람객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관찰되고 경험되는 ‘열린 예술’로서, 오슬로만의 예술적 문화 시민성을 드러냅니다.

절제된 미감, 오슬로의 미니멀 디자인 숍

북유럽 디자인의 정수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기능성과 심플함, 자연 소재와 절제된 색감이 어우러진 ‘미니멀 디자인’은 예술과 실용이 결합된 도시의 미학을 상징합니다. ‘노르디스카(Nordiska Galleriet)’는 북유럽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디자인 편집숍으로, 아르텍, 무토, 헤이(HAY), 노만 코펜하겐 등 북유럽 대표 브랜드의 제품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Fuglen Oslo’는 카페이자 빈티지 디자인숍으로, 1950~70년대 북유럽 가구와 조명, 도자기 등을 판매하며 커피 한 잔과 함께 디자인 감상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공간입니다. 또한 ‘Pur Norsk’는 로컬 디자이너 브랜드의 의류, 문구, 공예품 등을 소개하며, 실용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제품들을 중심으로 전시 및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미니멀 디자인숍은 단순한 소비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현대 미술관’처럼 구성되어 있어 디테일한 예술 감성을 자극합니다. 디자인이 곧 삶의 태도이자 철학임을 보여주는 북유럽 특유의 미학이 오슬로에서 일상적으로 구현됩니다.

결론: 조용하지만 강렬한 예술의 도시, 오슬로

오슬로는 피오르드 위의 조각, 거리 속의 설치미술, 디자인숍 속의 미니멀리즘까지—도시 전체가 감각적 예술의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선을 자극하지 않아도 마음을 움직이는 예술, 자연과 삶에 스며든 형태로 존재하는 오슬로의 예술은 조용하지만 깊고 강렬합니다. 오슬로 예술기행은 절제된 감성 속에서 예술과 삶의 진정한 조화를 발견하게 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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