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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는 절제된 아름다움과 기능미,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예술 감성이 도시 전체에 깃들어 있는 곳입니다. 모더니즘의 영향 아래 형성된 핀란드 건축, 삶과 철학이 깃든 북유럽 디자인, 그리고 사유와 감성이 흐르는 감성서점까지. 이번 글에서는 ‘핀란드건축’, ‘북유럽디자인’, ‘감성서점’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헬싱키의 조용하고 깊은 예술 기행을 소개합니다.
헬싱키 감성 탐방 여행, 철학이 깃든 핀란드 건축
헬싱키의 건축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을 넘어, 자연과 인간, 사회를 잇는 철학적 실천입니다. 대표적인 건축가 알바 알토(Alvar Aalto)의 영향 아래, 핀란드 건축은 기능성과 감성, 지속가능성의 조화를 추구합니다. ‘핀란드 국립도서관’과 ‘헬싱키 대성당’ 같은 고전 양식도 도시의 중심을 구성하지만, 현대 건축의 진수는 ‘오디 도서관(Oodi Library)’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디는 단순한 도서관을 넘어 시민의 창작, 휴식, 협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건축 자체가 민주주의적 철학을 실현합니다. 또한 ‘템펠리아우키오 교회(Temppeliaukio Church)’는 바위를 깎아 만든 독특한 건축물로, 자연 속에서 형성된 공간이 신성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전달합니다. 자연광과 원형 구조의 조화는 헬싱키 건축의 미학을 극대화하는 사례입니다. 핀란드의 건축은 장식보다 구조, 과시보다 실용,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을 위한 설계를 중심에 둡니다. 이러한 철학은 헬싱키를 조용하지만 강력한 건축 예술의 도시로 만들어줍니다.
일상과 감성을 연결하는 북유럽 디자인
헬싱키는 2012년 세계디자인수도로 지정될 만큼, 디자인을 도시 정체성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곳입니다. 특히 핀란드 디자인은 미니멀리즘과 자연주의, 실용성과 감성의 절묘한 조합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디자인 디스트릭트 헬싱키(Design District Helsinki)’는 수많은 디자이너 숍, 쇼룸, 갤러리, 카페가 모여 있는 지역으로, 핀란드 디자인의 현재를 가장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르텍(Artek)’은 알바 알토가 설립한 대표적인 가구 브랜드로, 인간 중심적 디자인 철학과 친환경 소재 활용으로 유명합니다. 나무, 천연 가죽, 패브릭을 사용한 제품들은 자연과 삶의 연결을 상징합니다. ‘이딸라(Iittala)’와 ‘마리메꼬(Marimekko)’는 각각 유리공예와 패턴 디자인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며, 디자인이 일상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브랜드들의 제품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핀란드인의 삶의 태도와 미감이 응축된 예술품입니다. 헬싱키의 디자인은 화려함보다 깊이, 트렌드보다 철학에 방점을 둡니다. 그 결과, 이곳에서의 디자인은 곧 ‘살아가는 방식’이 됩니다.
조용한 사유를 이끄는 감성서점 산책
헬싱키의 예술 기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은 바로 감성서점입니다. 이 도시의 서점은 단순한 책 판매 공간을 넘어, 문학과 예술, 디자인, 철학이 만나는 복합적인 사유 공간으로 기능합니다. ‘아카데미아 서점(Akademiska Bokhandeln)’은 알바 알토가 설계한 건물 안에 위치한 대형 서점으로, 북유럽 문학, 예술서적, 디자인북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으며, 독자와 창작자를 잇는 문화 이벤트도 자주 열립니다. ‘Nide’는 인디 출판물과 아트북을 전문으로 다루는 소형 서점으로, 예술가들과의 협업 전시, 팝업 전시, 작가와의 대화 등 활발한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의 큐레이션은 독립적이면서도 철학적이며, 작은 책 한 권이 예술적 자극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또한 핀란드의 독립 서점들은 인테리어부터 상품 디스플레이까지 섬세하게 구성되어 있어, 서점 그 자체가 하나의 설치미술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헬싱키의 서점은 독서라는 개인적 행위를 통해 공동체적 감성, 철학적 탐색, 창작적 영감을 끌어내는 예술적 플랫폼입니다.
결론: 철학과 감성으로 채워지는 도시, 헬싱키
헬싱키는 건축의 선, 디자인의 감성, 책 속 사유가 조화를 이루는 예술 도시입니다. 이곳의 예술은 조용하지만 강하고, 섬세하지만 일상적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보다 내면의 깊이에 집중하는 헬싱키에서, 예술과 삶의 본질을 다시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